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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2] 던파 중천 업데이트, 3일차 후기

알숑규's diary 2025. 2. 22. 10:00

어떠한 시즌이라 하더라도, 그 시기 게임을 재밌게 한 사람은 소수라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 시즌은 망했다"라고 쉽게 말할 수는 없다.

 

- 제작진의 공인이 없다면 말이다.

 

선계 시즌은 망했다. 신규유입 중에 열명 중 한명이 남을까 말까한 수준이고, 게임을 하던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도 견디지 못하고 떠났다고 알려진, 그야말로 '진짜'들만이 남은 시즌이었다.

 

언젠가 했던 말이지만, 선계 시즌은 결핍과 과잉의 시즌이었다. 이와는 관련된 내용을 몇차례 쓰기도 했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이번 시즌은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 훨씬 나아진 애니메이션

 

이런저런 이슈로 인해 기존 인게임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다른 방식으로 제작을 하게 됐는데, 해당 이슈들을 제하고 단순히 퀄리티만 비교했을 때,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 방식으로 인게임 내 다른 애니메이션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2. 경제

 

언젠가 던파내 경제 시스템을 이런 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야기했었는데, 거의 그와 비슷하게 바뀌었다. 물론 다계정 통합/던전 내 골드드랍을 아예 없애기/세라 아이템을 바로 상점에 파는 것 막기/잊땅 외 이벤트용 수리쿠폰도 뿌리지 않기 등등등의 수위까지 다다르지는 못했지만.

 

이번 시즌은 이전 시즌에서 축적해놓은 재화를 소모하도록 유도하는 시즌이다. 이 기조는 아마 다음 레이드가 나올 때까지, 더 늦어지면 이번 시즌이 끝날때까지 유지될 수 있다. 이미 구에픽소울 등의 재료의 쓰임새를 극단적으로 제한했지만, 그조차도 부족하다 느끼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 실제로 관련된 재료 아이템을 새로 수급하는 루트를 만들바엔 골드를 대체하는 다른 재료를 뿌리겠다는 의사마저 읽힌다.

 

 

 

3. 비중조절이 훨씬 좋아진 스토리

 

아직 얼마나 개선되었는지에 대해 논할 정도로 스토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스토리의 패턴 역시,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완성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예컨데 모험가의 뻔한 쓰임새라던가, 너무 편의적으로 흐르는 작중 캐릭터간의 관계라거나. 지금까지 반복하고 있었으면서 뭘 언제부터 서로 잘 이해했다고 사건 한 두 개로 다 납득하고 협력하냐는 생각을 2~3분 단위로 하게 만든다. 캐릭터 그 자체에 몰입할 수 없어서 기존에 비슷한 역할을 했던 캐릭터들의 면면이 스쳐가며, 아 어차피 일회용구나라고 떠오를 정도.

 

하지만 최악 소리를 듣던 시기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물론 세계관 전달을 위해 일정부분 비중을 할애해야 했던 선계시즌과 나란히 놓을 수 없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인플레이와 텍스트의 비중 조절도 제대로 못했던 이전과는 달라졌다. 더군다나 미스트펑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이전에 비해 확실히 던전 기믹이나 인게임 npc의 활용이 더 부각된다. 적 캐릭터도 파스텔톤에 길쭉한 여성향 캐릭터들이 주요한 역할을 다 갈라먹었던 이전과 달리, 미형부터 괴수까지 다양하게 꾸려져 각자의 개성을 파악할 수 있다.

 

 

 

 

4. 구 헬메타의 도래

 

흔히 영고게임이라 욕을 먹던 던파는 그 정가의 비중을 점차 늘려왔는데, 선계 시즌에서 정가와 랜덤드랍의 비중 조절을 완벽히 실패하여, 구 던파의 정가 시스템으로 파격적으로 복귀하기에 이르렀다. 성장 시스템의 실패를 오직 정가 시스템으로 몰아갈 수는 없지만, 이전부터 득템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비판은 계속해서 나왔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사실상 구색갖추기 수준이었던 에픽도감을 유의미하게 비중을 높여주었고, 아이템 보관에 골머리를 앓지 않도록 무기고 시스템을 도입하며 바로바로 갈아버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명성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실제 전투력을 확인하기 위해 외부 사이트에 의존하는 환경을 크게 개선했고, 특정 세트에 대한 저격 드랍 시스템의 도입하여 그 허들을 다시금 낮춰주었다.

 

또한 이전의 초대장 시절 정도로 헬던전을 도는 사람만 도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꾸준히 입장권 아이템을 뿌리고 있는데, 최소 한 캐릭터 정도는 꾸준히 돌아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의 환경을 계속해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5. 성장시스템의 개선

 

마찬가지로 명성 시스템이 유지되지만, 이전과 같이 특정 구간을 뚫기위해 온몸을 비틀어야 하는 환경이 아니다. 이전엔 성장시스템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성장을 포기하는 방식의 플레이 패턴이 자리잡아 버렸는데, 이번 시즌은 하위던전이라도 꾸준히 돌면 어쨌든 스팩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상위구간부터 하위구간까지의 보상에 일관성이 생겨나 상위구간으로 가야만하는 필요성이 높지 않은 환경이 되었다. 이에 따라 주차성 플레이를 하더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고.

 

 

 

 

6. 속도감을 강조한 인게임 플레이

 

이전 시즌의 던파는, 특정 시간을 상정해놓고 클리어 시간을 늘리기 위해 hp를 늘리는 방식의, 상당히 성의없는 밸런스를 취했다. 결과적으로 인게임 플레이가 지루하다는 소리가 계속해서 나왔으며, 종래엔 그걸로도 부족해 엔딩이 기약이 없는 방식의 보상을 주는 던전까지 내놓아 유저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들었다.

 

이번 시즌에서는 플레이 시간 자체를 짧게 잡았다. 짧은 시간 내에 클리어를 하지 못하면 실패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으며, 높은 스펙을 가진 이들은 피로감 없이 굵고 짧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낮은 스펙을 가진 이들은 몬스터의 패턴을 특정한 방식으로 파훼할 경우 클리어가 크게 완화되는 방식으로 던전을 구성해 깨어난숲처럼 피가 너무 많아 지지부진하게 계속 몬스터를 두드리는 상황을 벗어나게 만들었다.

 

 

 


 

물론 완벽한 시즌은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지난 시즌의 문제점으로 자평했던 것들을 개선하려 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시즌이기도 하다.

 

중천 출시 이후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다른 온라인 rpg의 부진을 틈타, pc방 점유율 순위를 따라잡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보다 오래 유지하기를 바란다. 지난 시즌은... 정말 너무했거든. 남는 열쇠로 서고를 돌다 생긴 일이다. 반사적으로 레전 융합석이 몇 유효인지 확인하다 불쾌해하며 갈아버렸다. 실제로 지난 시즌의 괴로웠던 기억을 나의 뇌가 스스로 지워버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사족1. 1월 12일에 쓰다가 접속이 되지 않아 이제야 서둘러 마무리한다. 이 글을 더 다듬어서 네이버에 등록할까 싶다.